김병관
현대판타지 시 연재물 <가우시안 블러>를 연재하였다.
사람들에게 희망과 영감을 주는 괴물 같은 이야기를 만들고자 한다.
너 매미 그리고 현대백화점은 오늘
매미를 손으로 쥐었을 때 여름을 만진 것 같았다 남들에게는 나무에 손대고 있는 거로 보였을지도 맴맴거리는 소리가 손안에 가득했다 현대백화점에 들어간 건 '경고 차원'에서였다 나 같은 몬스터가 돌아다닌다 맴맴거리는 소리를 쥐고, 눈치챘을까? 매미를 도로 나무에 붙여둔 건 누구를 위한 일도 아니었다 이 일화를 고백하니 너는 참새처럼 짹짹댔다 입술은 여러 차례 타원형으로 옮겨갔다 걱정이 등고선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수리받을 생각 하나 없이 세상은 달려나간다 머리가 떨어져 나가고 가슴이 그리운 날엔 어디선가 심장이 뛰고 있을 거라 믿으며 남아 있는 두 다리로 쾅쾅거리는 소리는 유독 잘 들렸다 인부들이 머리에 흰 수건을 둘러쓰고 해머를 내리치면 돌 하나의 쪼개짐에 미래 하나 저들이 햇빛에 가장 많이 다가선다 편함은 디자인이고 편협은 디테일이라 생각했다 '휴식 및 수면을 위한 여름날의 매미 소리 모음 플레이리스트'를 들킨 이후부터 너는 어미 새처럼 나를 보호해주고 싶어 했다 눈앞에 잘게 잘린 빵 조각은 한입에 사라질 듯하다 도처에 깔려 줍기 쉬운 시간처럼 그러다가 쓰윽, 너는 시간을 주워 내밀어보는 것이다 그러지 말고 직접 가볼래? 우리는 현대백화점 옆에서 매미 소리를 듣는다 들으니, 좋지? 그날따라 기뻐 보이는 네가 묻는다 나는 좋은 건지 슬픈 건지 알 수 없다 매미를 손으로 쥐고 싶어진다 쥔 다음에 그 다음에는 그때서야 어둠은 별다른 게 아닌 감싸짐의 형태 고통은 정전되는 것이다 바다, 보러 갈래? 이 굉음은 지독히도 끝나지 않는다 어떻게든 괜찮아지려는, 그런 너의 말도